하지만 이 와중에도 포기할 수 없는 것, 하나.
셔츠의 한쪽 어깨를 슬며시 내리고 '스스로 모른 체하던' 바로 그 재미. 이같은 스타일링의 인기는 올 가을, 심지어 초겨울까지 기세등등할 전망이다. 특히 롱스커트의 위력이 휘몰아칠 올 가을 패션계에선 포인트를 살리기 위한 '소중한 스타일링'이 아닐 수 없다.
1. 스웨터(풀오버)의 숄더 포인트
가을/겨울이면 어김없이 뭇 사람들의 선택을 받았던 터틀넥 스웨터.
하지만 자칫 잘못 입으면 얼굴이 커보이고, 혹은 넓은 어깨를 강조하며, 목이 짧다면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럴 때 적절한 대안이 되는 것은 목깃이 넓은 아이템을 선택하여 <어깨 라인을 어슷하게 기울여서> 입는 것. 추위 걱정만 없다면 최적이며, 절제를 가미하면 우아한 느낌마저 준다.
키가 작다면 '깃의 폭을 좁게' 하여 접어내리고, 키가 크다면 '깃의 폭을 넓게 하여' 접으면 각자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다.
벌키스웨터처럼 실이 두툼하여 상체의 라인을 가릴 정도라면 전체적인 실루엣이 <역삼각형>이 되도록 스타일링을 해야 무거워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면 '타이트한 스커트'나 '종아리로 내려오면서 폭이 좁아지는 형태의 바지'와 함께 입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달리 스웨터가 타이트하다면 '와이드 팬츠'나 밑단이 넓게 퍼지는 '플레어 스커트'와 매치하여 <삼각형 실루엣>을 만들면 효과적이다. 그런데 키가 작아 고민이라면 오히려 무릎 위 기장의 타이트한 스커트에 앵클 부츠를 신는 것이 더 낫다.
2. 돌아온 숙녀들의 스커트
이미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진 만큼 말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루하고 입이 아픈―
올 가을/겨울 시즌의 슈퍼 트렌드. 바로 길이가 긴 '서클 풀스커트'.
하지만 분명이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무릎 아래 기장의 어정쩡한 길이의 풀스커트를 소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상 스커트의 길이가 아닌, 스커트의 폭과 상의의 형태라는 점이다.
스커트의 폭이 어깨 너비보다 살짝 넓고 상의가 타이트할수록 키가 크고 날씬해 보이며, 심지어 얼굴마저 작아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또한 '목 둘레' 정도 간격으로 게더를 잡아 수직적인 주름을 형성한 스커트가 체형을 좀더 날씬하게 표현해 준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그리고 위 사진에서 좌측 두 장은 키가 평균 이상인 사람에게, 우측 두 장은 키 작은 사람에게, 가운데 한 장은 모두에게 어울릴 법한 스타일이라는 것도 참고 사항.
3. 스키니 팬츠를 협공하는 세 자매
근 10여 년 가까이 인기의 최절정을 달리고 있던 스키니 팬츠가 올 가을/겨울 콜렉션에선 힘을 잃었다. 무엇보다 '스커트 대란'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와 구조적 미학을 자랑하는 치마들이 넘쳐난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와이드 팬츠'나 '슬라우치 팬츠'가 돋보였다는 것이 그 이유.
롱앤린 실루엣, 즉 날씬하고 길어보이는 몸매 라인이 이번 시즌의 캠페인이듯이 그에 부합하여 발등까지 가리는 <와이드 팬츠>가 집중 조명을 받았으며, 더불어 허벅지는 넉넉하지만 종아리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슬라우치 팬츠> 역시 승마 패션과 더불어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부츠컷 라인으로 끊어진 9부 바지 역시 앵클 부츠와 협동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부츠컷 9부 바지 + 앵클 부츠의 조합은 올 가을 <여성 바지 스트리트 패션>의 선두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스키니 팬츠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위 '세 자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와이드 팬츠는 상·하의의 컬러는 비슷하게 하되 슈트가 아니라면 '색감의 진한 정도'를 달리하여 입도록 하고, 상의를 다소 타이트하게 입으면 와이드 팬츠 특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슬라우치 팬츠는 상의를 루즈하게 입으면 아래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역삼각형 라인'을 형성하여 키가 커 보이며, 부츠컷 9부 바지는 짧은 상의나 외투를 걸치면 스포티하면서도 늘씬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올 가을에 주목받는 여자 패션 중 세 가지만 살펴보았는데,
예년에 비해 트렌드 변화의 폭이 큰 편이다.
그런 점에서 그간 자신의 스타일에 지루함을 느꼈다면 변화무쌍한 올 가을 트렌드를 기회삼아 변신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